불편이란, 어느 한쪽에 편중되어 있지 않은 균형에 가까운 상태일지도 모른다.
--------------------
요즘 사람들은 남의 얘기를 정말 안 듣는다. 시대적 판단력이 구한말로 회귀한 건가 싶을 정도로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본다.
물론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나 자신이고 생존본능에서 자연스럽게 비롯될 수밖에 없는 사고방식을 질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정도가 너무 지나치다는 것이다. 정말 함부로 누군가를 쉽게 욕하고, 윤리적 잣대를 들이민다.
하지만 내가 해당 일을 직접 겪어보지 않은 상태에서 판단 하는 일이란 상당히 위험하다.
설령 같은 일을 겪었다 하더라도 나의 대처나 사고가 반드시 옳다고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이렇게 모두가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하는데에는 SNS의 발달이 한 몫했다고 볼 수 있다.
정말 유명한 SNS 플랫폼인 인스타그램만 들어가보아도, 모두 과시에 미쳐있다.
나 이렇게 잘났다, 좋아요 눌러달라, 나 이렇게 영향력 있는 인물이니 내 말에 동의해. 내 말이 맞다고 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으면 내가 옳은 거 아니야? 등등
관심은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매슬로우 욕구를 예시로 들면, 요즘 사람들 예전에 비해 먹고 자는데 위험이 없고, 갑자기 사냥 당할 위험도 없으니 상대적으로 상위 욕구인 인정욕구에 몰리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겠다.
하지만 내가 멋있고 옳다고 인정해 주는 사람들 안에서만 지내고, 자극적인 매체들에 노출되어 흐려진 판단력이 융합되면 소위 노답 상태가 되어간다.
겉모습으로만 누군가를 판단하고, 누군가의 신념이 나에게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비난한다.
직전 글에도 얘기했지만, 이 세상은 다양성의 온상이다. 윤리적으로 위배되지 않는 선이라면 누구의 의견이라도 존중 아니 하다못해 맹목적인 비난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하지만 요즘의 세상은 오히려 다양성을 망각시켜버린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구촌세상에서 자기만의 세계들이 훨씬 더 확고 해진다.
물론 IT가 지금처럼 발전하지 않았을 당시에도 물론 독불장군에 고압적인 사람은 분명 존재했다. 명백한 역사적 사실이지만 이 책을 읽고 지금이라도 조금의 불편을 감수하고 다름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라는 결론을 내렸다.
세상 대부분의 분쟁은 소통오류 혹은 이해관계충돌에서 시작된다.
발전한 문명에 비해 세상이 어지러운 이유는, 자기 말만 하기 좋아해서가 아닐까?
아니, 어쩌면 자기말만해도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이어서 일지도 몰라.
이 책에 나오는 '독고'씨는, 물건도 부족하고 접근성도 그다지 좋지 않은 불편한 편의점에서 많은 사람들을 구한다.
비록 모종의 실책으로 인해 의사인 신분을 버리고 방랑자로 지냈지만, 다른 방식으로 편의점에 오는 사람들을 구해낸다.
그 중심에는 '수용'이 있었다. 자신의 의견을 강요하지 않고 최대한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다.
생각보다 사소한 것으로 사람을 구했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생각보다 진짜 어렵다. 그러니 사람을 구하지.
많은 사람들은 이해 하는 것보다 이해당하는 것을 선호한다. 내 말과 행동이 정당하다고 인정받고 싶거든.
하지만 이 것은 나'만' 편한 일이다. 이해 해주는 다른 이는 불편한 과정일 수 있다는 것.
결국 서로 편하려고만 하다보니 소통은 단절되고 분쟁을 야기한다.
자연과 동물과 공생하기 위해 다회용 컵을 사용하는 것,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기 위해 합의점을 찾고 배려하는 것.
이 모든 것은 '불편'을 수반한다.
개인주의적인 성향의 사람인지라, 개인주의적인 사회 풍토가 사실 썩 만족스러운 사람 중 하나이지만 시대의 본질적인 조화에는 불편이 동반될 수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적게 말하고 타인의 의견에 경청하는 것. 세상에 미친놈들이 너무 많아지고 있다고 욕할 것이 아니라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는 것 등이 사람 냄새나는 조화로운 세상을 만드는데 첫걸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조금 불편하게 살아봅시다.
끝.
'마음의소리 > 후일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30601_교향악 축제 광주시립교향악단 후기 (1) | 2023.06.02 |
---|---|
넷플릭스 시리즈 퀸메이커 후기 (0) | 2023.04.24 |
우당탕탕 일본여행기 - 오사카 (0) | 2023.02.03 |
20221010(feat. 이카리 신지를 이해 하는 나이) (0) | 2022.10.10 |
퓰리쳐 수상작 전시회 (0) | 2020.1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