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소리/Today

빈 수레의 요란

물빛드는정원 2024. 1. 2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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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지각변동이 있었다.

하도 Good이라고 칭송하길래 멀쩡한 사람이겠지 생각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껍데기가 벗겨졌고 그 실체를 보니 가관이 따로 없다.

전 상사는 고요하게 극한의 효율을 추구하는 일잘러로 단 한 번도 그 사람의 업무처리방식이나 결과에 의구심을 가진 적이 없다.

타고난 반골기질이 있는 나 조차도 인정하던 사람이었는데(다른 부분은 문제가 있었지만) 구관이 명관이라더니 웬 병신 같은 닝겐을 데리고 와서 감투 씌우면 다 인가? 

 

이상하리만큼 보여주기식 업무에 극한의 비효율을 추구하길래 왜 저렇게 병신같이 일 하지? 라고 했는데, 그것은 밑천이 없어서였다. 일머리가 없고 같은 일도 어렵게 하는 것을 감추기 위해 요란법석 떠는 것이었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판단해도 이해할 수 없어 정말 병신같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해 보면 그딴 사람에게 "일잘러"라고 평가했던 이 회사가 진짜 병신인 것은 아닐까? 

 

그래놓고서는 겉으로는 전문가가 되어라, 전문지식을 갖추어라 독려하는데

아니 님부터가 '지식의 가치'보다 전문지식을 '잘 아는 것처럼 보이는 것'에 집중하지 않던가요?

작년 가을쯤에 비슷한 이유로 이딴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것이 너무나 창피했는데, 더 망설일 이유가 없는 것 같다.

 

나는 본질이 중요한 사람이다. 그 가치가 훼손되면 다른 것들을 그럴싸하게 포장하고 어르고 달래도 소용이 없다.

반대로 포장지는 너덜너덜한데 본질이 올바르면 수용할 수 있다.

비슷한 예로, 스스로가 병신임을 인정하는 빌런은 용서할 수 있지만 이를 부정하는 병신에겐 가차 없는 편이다. 껍데기만 멀쩡하면 뭐 할 건데 대체?

 

뭐 그렇지만 무능한 상사는 직장을 옮기더라도 어느 곳이든 만날 수 있고, 그런 상사에 대항하기 위해선 나는 지속적으로 원리원칙을 고수할 수밖에 없다. 무능한 상사라도 나에게 간섭하지 않고 자율만 보장해 준다면 트러블 없이 지낼 수 있지만, 무능한 방식을 강요하는 게 잣 같은 거다. 제발 당신을 상사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내 비록 내가 팀장이 되는 것보다 다른 이에게 맡기는 것이 더 이득이었기에 자리를 거절했던 것은 맞지만... 있는 동안은 잘 지내야 할거 아닙니까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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