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벌써 20년이 된 지 1달 가까이 되었건만 좀처럼 20이라는 숫자가 손에 붙지 않는다
늘 그랬듯이 익숙해질만 할 때쯤 한 해가 또 바뀌겠지.
반복적인 일상은 기피하면서 변화를 거부하는 모순..
아. 공부하기 싫다
2. 엊그제 부랴부랴 주문했던 책이 도착했다.
예전에 읽었던 기억을 되살려 1시간 정도만에 다 읽어버렸다.
여느 소설과 달리 고구마를 먹은 것 같은 전개에 외마디 비명을 질렀으나 그 또한 황경신 작가님의 매력 아니던가
그때는 보이지 않았던 복선을 찾으며 엄청나게 집중해서 읽었는데 마지막의 반전은 기억해내지 못하고 당해버렸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자제 하겠지만, 비와 주인공은 다르면서도 같은 이유로 비슷한 선택을 했을 것 같다
가장 잔인하고 확실한 방법의 사형선고로 말이다.
슬프지만 문장 하나하나가 너무 아름다워 눈을 떼지 못하고 한참을 곱씹어 읽어보았다.
작가님 덕질은 아마 평생 할 것 같아요
사...사는동안 많이 버세요!
부디 모두에게 해피엔딩이길..
3. 어제는 책읽는 날이었나,
북클럽에서 한권 또 읽었다
제목은 나쁜감정 정리법.
요즘 부쩍 기분이 매우 싱숭생숭하여 읽어본 책인데, 우울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11가지의 사례를 모두 석권한 자신을 보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 좋은건 아주 다 하고 있었다. 나만큼 모범적인 사례가 있을까?
책의 내용을 압축해보면 나쁜감정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기분나쁜 일이 생겼을 때 받아들이는 의식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한다
지나치게 완벽주의적이고 자존감은 낮고 자존심은 강한 사람들의 특징이 아닐까 싶었다.
모든 사례에 양면을 언급하며 비정상/정상을 구분짓지 않으려고 꽤 노력한 면모가 보였다
최근에 우울과 관련된 책을 여러권 읽어보았는데 모두 같은 말을 한다
스스로를 너무 옥죄이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라고, 힘을 좀 빼라고.
그리고 지나치게 타인을 의식하지 말고, 사건과 사람을 분리해서 받아들이라고.
일 평생을 같은패턴으로 살아왔는데 고치는게 쉽진 않겠지.
하지만 고인물은 반드시 썩기 마련이다.
나쁜 감정이 빠져 나가야 좋은 감정이 자리잡을 수 있겠지
어렸을땐 서른 쯤 되면 이런건 별거 아니게 될거라는 환상이 있었는데 글쎄,
나는 도대체 얼마나 올바른 어른을 향해 가고 있는걸까 라는 생각에 한참을 거슬러 올라가본다
그러다가 꼭 이렇게 번거롭게 살아야 하나, 그냥 적당히 살면 장땡 아닌가 라는 생각 까지 미쳤다.
그래. 가장 중요한건 그거지 적.당.히
그 적당히가 안되니까 많은 문제들이 생겨난 것 아니겠던가.
제발 힘좀 빼고 살자 내 자신아. 응?
4. 요즘 너~~~~~~~~~~~~무 공연보러가고 싶다
뮤지컬도 좋고 클래식도 좋고 클럽공연도 좋고 뭐든...
최근에 몇년 전 덕질했던 음반을 차례차례 다시 듣고 있는데 좋은 음악은 한참이 흘러도 참 좋다
덕질에 바친 세월 따위 아쉽지 않을정도.
갈증난다. 공연마렵다.
올해 7월에 성지니 리사이틀있는데 또 이선좌 만날까 두렵다
분명 소속사에서 선예매다 뭐다 하면서 장난질 할게 뻔하고, 난 흑우처럼 멤버십까지 가입하며 예매하겠지...
그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아쉬우면 첨부터 빠지지 말았어야 했거늘...
아니 애초에 쇼팽 덕질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난 괜찮다..!
1년에 한번이라도 리사이틀 해주는게 어디람.
닥치고 비상금이나 모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