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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참 아침부터 일진이 사납다.
태어나서 단 한번도 이렇게 심각한 발가락 부상은 당해본 적이 없는데 그걸 오늘 아침에, 그것도 집에서 당했다.
이불 밖에서 벌어진 일이니, 역시 이불밖은 위험해 라는 말은 사실이라 볼 수 있는걸까..?
조금 아찔하였던 것은 만일 내가 헬스장이었더라면... 덤벨에 다쳤더라면 뼈가 망가졌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병원가서 소독 받는데 얼마나 아픈지 눈물이 펑펑 났다. 인간의 신체란 얼마나 연약한지, 특히 조갑으로 보호되어 있는 부위는 얼마나 충격에 취약한지 알게 되었다.
출근 후 진통제를 먹고 나서야 안정이 되었고, 그렇지 않아도 아파서 개빡치는데 택시 기사님이랑도 싸우고 참 아침부터 파란만장 했다.
너무 열받아서 그 순간에는 후기로!! 목적지를 귓등으로 알아듣는다!! 하고 갈기고 싶었지만, 찰나의 화로 괜한 보복성 후기를 작성하지는 않겠다는 것이 내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인간성의 마지노선이다.
서로간의 의사소통 오류는 늘상 발생할 수 있는 것이고, 나라는 인간도 언제든 실수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요즘 시대에는 소위 후기로 누군가를 골탕먹이거나 갑질하려는 사람들을 꽤 볼 수가 있는데, 그런 행동이 참 인간같지 않게 느껴진다.
타고난 이타심이 그리 강한 편이 아니고 상당히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지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기준의 "인간이 아닌 자"의 행동을 취하고 싶진 않다. 누군가에게 지탄 받을 수 있는 두려움이 문제가 아니라, 스스로가 추구하는 인간상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성적 판단을 지향하는 만큼, 가급적이면 감정에 휩쓸려 특히 누군가에게 해가 될 법한 행동을 하는건 지양해야지. 나는 인간이고, 요즘 쉽게 그러한 행동을 하는 사회 분위기라 할지라도 나는 내 기준에 맞춰서 살고 싶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