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소리/후일담

퓰리쳐 수상작 전시회

물빛드는정원 2020. 11. 16.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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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에 예술의 전당에 충동적으로 갔다가 충동적으로 전시회 관람을 하고 왔다.

앞에서 관람한 ㄱ의 순간은 대체적으로 난해하게 느껴졌다.

직관적인 것을 선호하는 나는 퓰리쳐상 전시회가 훨씬 좋았다.

 

마지막날이어서 그런지 사람이 엄청났고, 633번이라는 대기번호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사진촬영 금지여서 사진은 없지만 멜랑콜리한 기분이 들어 감상문을 써본다.

 

나는 어렸을 때 강제적인 신앙생활을 했었으나, 지금도 신은 없다고 믿고 있다.

더불어 누군가는 성선설을 주장 할 때에, 나는 성악설을 지지 하였다.

본래 인간은 악하고 이기적이나, 타 맹수와 달리 스스로를 지키기 어려운 신체조건을 지녔기에 같이 사는 방법을 택한거라고.

그 때문에 교화되고 사회화 했다고 믿었었다.

 

그런 부정적인 생각을 무척이나 오래 했었으나, 요즘들어 문득 인간이 본래 악한 존재라면 원인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했다.

모든 범행에는 동기가 있듯, 인간이 악한 행위를 일삼게 된 것에도 동기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악한 행동을 저지른 것이라면, 맹목적으로 비난 할 수 없지 않을까 ?

 

사실 이 부분은 모종의 신앙생활을 이어가던 중에도 한 생각이었다.

남을 해하지 말라고 하였으나, 만약 누군가로 인해 나 혹은 나의 가족들이 다쳐도 가만히 있어야 하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사랑하여야 하는가? 결국 신앙의 시발은 구원받고자 하는 마음인데, 지키려고 했던 사람들이 다친다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었다.

물론 모든 사람이 이러한 이유로 죽자살자 싸우면 세상은 혼돈의 도가니에 빠지겠지. 그래서 그런 교리가 있었을 것이라 추측한다.

죽어서 심판 받는다? 불확실성에 기대는 것은 도박이 아니던가?

 

사진전을 보고난 후 역시 세상에 절대적인 존재는 없다는 생각은 더욱 확고 해졌다.

인간을 구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이고, 인간을 해하는 것도 인간이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것도 결국 같은 맥락일 것이다.

사람 자체에 프레임을 씌워버리면 그 사람이 저지른 것이 왜곡될테니..

 

그저 많은 무고한 사람들을 해하는 전쟁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두가 조금씩 욕심을 덜어내야겠지만 너무 유토피아적인 생각일 것이다. 

어쨌든 나의 생각은 그런걸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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