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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수레의 요란

몇 달 전 지각변동이 있었다. 하도 Good이라고 칭송하길래 멀쩡한 사람이겠지 생각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껍데기가 벗겨졌고 그 실체를 보니 가관이 따로 없다. 전 상사는 고요하게 극한의 효율을 추구하는 일잘러로 단 한 번도 그 사람의 업무처리방식이나 결과에 의구심을 가진 적이 없다. 타고난 반골기질이 있는 나 조차도 인정하던 사람이었는데(다른 부분은 문제가 있었지만) 구관이 명관이라더니 웬 병신 같은 닝겐을 데리고 와서 감투 씌우면 다 인가? 이상하리만큼 보여주기식 업무에 극한의 비효율을 추구하길래 왜 저렇게 병신같이 일 하지? 라고 했는데, 그것은 밑천이 없어서였다. 일머리가 없고 같은 일도 어렵게 하는 것을 감추기 위해 요란법석 떠는 것이었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판단해도 이해할 수 없어 정말 병신같..

20240125

1. 하도 시베리아 날씨를 겪었더니 오늘 정도면 포근한 것 아닐까? 생각이 드는 기온이다. 이것이 시베리아라이팅...? 중고등학생때는 교복치마에 끽해봐야 150데니아 스타킹을 신고 다녔는데 대체 어케한거야; 지금은 기모.. 아니 융기모가 아니면 살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다! 아침은 간단하게 오트밀 먹고, 점심은 어제 내가 만든 고기고기한 하이라이스를 먹을거다!!힘의 차이가 느껴지십니까? 2. 어제 갑자기 집에 있는 야채를 소진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양파랑 건전지 정도 사려고 마트에 갔으나 냉장고 안에 있던 배추는 그대로 남아있는것이 함정.. 하야시라이스에는 배추가 들어가면 조금 이상하잖아..? 살짝 데쳐서 곁들어 먹는게 낫지 끓일때 넣으면 다 죽어..!! 오랜만에 요리라는것을 해먹었는데, 역시 싱크대..

소년이여, 신화가 되어라(엔드오브에반게리온 후기)

이 영화를 국내 영화관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20년도 더 된 작품이고, 다카포를 이후로 에바를 영화관에서 볼일은 없겠구나... 생각했는데 세상일 어느 것 하나도 단정할 수 없는 듯하다. 다들 알다시피, 이 영화의 주인공인 이카리 신지는 어렸을 적 부모와의 애착관계가 거의 형성되지 못하였다. 가뜩이나 질풍노도의 시기인 14세의 소년은 유년시절 결핍으로 염세적인 마인드가 극심해진 상태였다. 혹자들은 본 작품을 감상하면서 여느 소년만화처럼 강인하고 포기를 모르는 인물처럼 묘사되지 않는 주인공이 꽤나 답답하게 느꼈을지도 모른다. 왜 저렇게 겁을 내는지, 자신은 쓸모없는 존재라고 멘탈을 심연 속에 집어던지는 것이 이해가 안 되는 사람 역시 적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세계관에서 어른들은 어른으로써의 역..

20240122

1. 으윽... 물병태양이 돌아왔다. 각별히 체력관리에 힘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급격히 떨어진 체력과 식욕에 뭔가 이상하다고 했는데.. 허허허 2. 건강에 약간의 적신호가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감정 컨트롤 타워에도 이상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쉽게 지치고, 누워있고 싶고, 권태롭고 가만히만 있고 싶다.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 생각했던 목표가 난항을 겪고 있어 예민도가 더욱 더 올라가는 것 같다 거기다가 PMS까지 겹쳐서 총체적 난국인 듯 하다. 연봉협상은... 뭐 나름의 방어를 한 것 같긴 하지만 워낙 작고 하찮은 수준이라 뭐 딱히 변하겠나 싶다. 허허 공부도 다시 시작했는데, 어째서인지 체력 회복이 선행되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참고 인내하자..!! 이겨내는자에게 복이 있나니..!

20240119

1. 요즘 꽤 무기력한 듯 하다. 목표한 일이 큰 진전이 없는 까닭일까. 청소도 하고, 운동도 하고 나름의 활력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중인데 쉽지가 않다. 어제 스트레스성 폭식을 하고 약간의 현타가 왔다. 뭐 폭식이라고 해봤자 파워 단백질 충전이었지만 말이다. 내가 알고 있는 "환기"을 불러올 수 있는 것들을 거의 했지만 기분이 영 썩 별로이다. 그냥 생일이 가까이 다가와서 그런걸까. 아무생각 안 하고 그냥 가만히 있고 싶다. 2. 본질적인 문제 개선을 하지 않고 하염없이 새로운 것만 바라는 사람과 과연 얼마나 지속가능한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을까? 사회에서 형성된 관계에서 신뢰는 금이다. 사적인 관계에서조차 신뢰를 중요시 하는 나로써 이 행보는 당최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갑판이 부서져 가고 있는데 화..

20231222

1. 항상 생각하는 것이 있다. 하나를 얻게되면, 다른 하나는 소홀해지거나 잃게된다는 말. 새로운 관계가 형성된다는건 플러스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마이너스를 의미하기도 한다.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겠으나,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이 필요해보인다 어째서 날이갈수록 절전모드가 되는 것인가... 업무라도 타이트 하지 않아서 다행인 것 같습니다 2. 한 해가 마무리 되어가고 있다. 3월달부터 입질만 보고 있던 이직에도 약간의 경과가 보이기 시작했다. 사람이 계획대로 산다는 것은 참 어렵다. 계획을 준수하고 이행하는 과정도 어렵지만,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계획의 4-50% 만 달성되어도 유의미한 성과라고 생각이 드는데, 스펙터클했던 만큼 의미가 있는 한해가 아니었..

20231215

일상을 정신없이 보내다가, 가끔 상념에 젖곤 한다. 내가 생각한 인간이란 존재는, 어찌되었거나 생존본능이 있는 동물로써 쉬이 이타심을 갖기 어려운 존재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나의 이런 고정관념을 타파하는 사건이 발생할때면 내가 지나치게 냉소적인 모습으로 인간이라는 존재에 생각한 것은 아닌가 싶다. 결국 언 강물을 녹이는 것은 따뜻함이다. 인간의 온기.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 꽤 다양한 인간군상들을 겪어 왔다 자부하였으나 나는 아직 경험할 것도 배울 것도 많은 모양이다. 강압과 폭정은 단 시간내에 군중을 사로 잡을 수는 있으나 이는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자애롭고 현명한 사람 주변에 사람이 모여들듯 차갑고 날카로운 것만이 인생을 살아가는 것에 정답은 아닐지도 모른다.

20231207

1. 그런 때가 있다. 지나지게 감상에 빠져 이성적 판단력이 흐려졌나 의심되는 때 말이다. 나의 감정 롤러코스터는 바로 그것에서 기인한다. 들뜬 감정이 때로는 무섭다. 항상 냉정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은 특히 사회생활에 있어서는 큰 도움이 되지만, 사적인 관계를 맺을때에는 때론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한다. 스스로 확신하기 전까지 수많은 시뮬을 돌려보곤 하는데 들뜬 마음에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문제를 일으킬까봐. 인간은 AI가 아니다. 모든 시뮬레이션을 통달할 수 없고, 변수는 언제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다. 완전한 통제는 사실 욕심이고, 불가능에 가까운 것을 추구 하는 것인데 놓기가 참 어렵다. 완벽한 예측... 같은건 있을 수 없다. 기상청 슈퍼컴퓨터 조차 어긋난 예측을 하곤 하는데 말이다. 2. 우리는 ..

20231206

1. 증오라는 감정의 무게 사람들은 때론, 팍팍한 삶의 원인이 "나"가 아닌, 다른 원인을 찾고 싶어 한다. 이러한 연유로 쉽게 누군가의 탓을 하며 미워하곤 하는데, 현대의 삶이 전반적으로 심적 여유조차 없는 것은 바로 이것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누군가를 증오하는 행위로 현재의 상황을 잠깐 회피할 수는 있지만 사실 대가는 그리 가볍지 않다. 증오의 감정은 꽤나 무거워서 매몰되기 쉽고,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스스로를 갉아먹는다. 증오에 짓눌린 감정은 다른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기 어렵게 되고 결국 사람이 여유가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과거라면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들이 SNS 등 각종 커뮤니티에 박제되는 일이 비일비재한 작금의 상황은 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다들 모르는 사이에 증오라는 감정..

20231205

1. 역시 타인의 인생에 개입하지 않고 방관 하는 것이 여러모로 효율적이다. 더불어 나의 카드는 실현되기 전까지 보여주지 않는 것이 이로운 것 같다. 이득을 창출하기 위해 모인 집단에선, 나도 이와 동화되어 이해득실에 따라 행동하면 되는 것 이니까. 상대가 역류를 일으키려고 할 때 순류를 일으키는 것이 결국 역류로 작용한다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겠다. 최종적으로 정리 하는 날까지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어야겠다. 2. 그런 때가 있다. 여느때와 다름없는 하루이지만 묘하게 신경이 예민하고 거슬리는 날. 그런날을 조심해야 한다. 그런 날 어떤 것을 선택하거나 계획 밖의 행동을 하면 반드시 탈이 난다. 기쁠 때 누군가에게 약속하지 말라는 말이 존재하듯, 내 상태가 평소와 같지 아니할 때 약속 하는 것 역시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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